군산에는 평범한 일상과 사랑의 감정을 섬세하고 아름답게 그린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 초원사진관이 있다.
영화가 개봉한지 20년이 넘게 흘렀지만 영화의 배경이 되었던 초원사진관에 애틋한 정원(한석규)과 다림(심은하)의 사랑을 추억하기 위해 방문했다.
변두리 사진관에서 아버지를 모시고 살던 노총각 정원은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남자이다. 담담하게 죽음을 정리하고 있는 정원에게 같은 동네에서 주차단속원으로 일하고 있는 다림이 나타난다. 정원은 씩씩한 그녀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고 둘은 사랑에 빠지지만 그 사랑은 꽃을 피우기 전에 영화는 끝난다.
초원사진관 앞에는 정원(한석규)과 다림(심은하)이 함께 탔던 오토바이가 전시 되어 있었다. 푸르른 여름날 오토바이를 타면서 해맑게 웃던 한석규와 심은하의 얼굴이 아직도 눈에 선한다.
초원사진관안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사진관안에 이미 많은분이 있어 살짝 아쉽지만 발길을 돌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 '이성당'으로 향했다.
'이성당’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으로 알려져 있다. 100년 역사 갖고 있는 이성당은 국내산 원재료를 사용하여 빵을 만들고 있고 요즘은 빵지순례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대표 상품은 단팥빵과 야채빵이다.
예전에는 빵을 사려면 한시간을 넘게 기다렸는데 방문한날은 다행이 사람들이 많지 않아 오래 기다리
진 않았다.
하루 몇 차례 정해진 시간에 빵이 나온다. 단팥빵과 야채빵 쟁반은 빵이 나오기 무섭게 바닥을 드러낼 정도로 인기가 많다.
단팥빵은 담백하고 달달한 팥소가 가득 들어 있어 부드럽다. 야채빵은 어릴 적 시장에서 사먹던 옛날 맛 그대로다. 맛은 다소 촌스럽지만 오랜 기다린 시간 덕분 그런지 여행 중이여서 그런지 더 맛있게 느껴진다.
가끔은 옛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촌스러운것이 좋을 때가 있다. 군산이성당의 단팥빵과 야채빵은 고급지고 세련된 것으로 둘러쌓여 뭔가 인간미라고는 느껴지지 않아 헛헛해질 때 슬며시 미소를 짓게 되는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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