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월명동 해장국 거리에 20년이 넘은 해장국집이 있다.
다른 해장국집에 비해 허름하고 낡은 노포여서 쉽게 눈에 띄진 않지만 나름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에 나왔을 정도로 맛집이라고 한다.
원래 우리가 가려고 했던 곳은 군산 일해옥이였다. 전날 쪼매 과음한 탓에 시원한 국물이 생각나 콩나물국밥을 먹으러 찾아간 곳이 일해옥이였다. 일해옥 근처에 주차를 하고 보니 바로 앞에 일출옥 간판과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에 출연했다는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평소 소박한 동네식당을 찾아 가는 '식객 허영만의 맛집 기행'을 종종 봐왔던터라 우리는 일해옥이 아닌 일출옥에서 아침을 먹기로 했다.
군산 일출옥에서 두가지 메뉴로 아욱국과 콩나물국밥이 있다. 콩나물국밥을 먹기 위해 찾은 해장국집이지만 아욱국을 단일메뉴로 파는것을 처음 본 나는 아욱국을 먹어 보기로 했다.
일출옥은 새벽 5시 이른 아침부터 오픈해서 그런지 저녁 7시에 문을 닫는다. 5000원으로 착한가격이다.
평소 아욱국을 즐겨 먹던터라 집에서 먹던 아욱국과 맛이 어떻게 다를지 그 맛이 궁금했다.
아욱은 채소의왕이라고 불릴만큼 영양이 매우 풍부한 채소라고 한다. 면역력을 높이고 술 해독작용이 뛰어나며 시금치보다 칼슘과 단백질이 2배 높다고 한다.
먼저 단촐한 반찬들이 나왔다. 깍두기와 멸치볶음 김치, 새우젓, 오징어 젓갈과 고추 장아찌, 대체적으로 된장국과 잘 어울리는 소박한 반찬들이였다.
주문한 아욱국이 나왔다. 멀건 된장국물에 아욱이 가득 담겨 있어 그다지 특별해 보이진 않았다. 밥은 생각보다 조금 된듯해 보였다.
우선 밥을 된장국에 말아 보았다. 집에 먹던 아욱된장국과 맛이 달랐다. 새우와 멸치로 우려냈다는 국물이 속을 시원하고 개운하게 풀어주었다.
무엇보다 된장 맛이 진하고 강하지 않아 아욱의 향과 육수 본연의 맛에 집중할 수 있었다. 아욱은 손질이 잘 되었는지 부들부들하니 질기지 않았고 풋내는 전혀 나질 않았다. 조금된듯한 밥알이 육수를 머금어서 아욱과 함께 먹으니 후르룩 잘 넘어갔다.
콩나물국밥은 가득담겨진 콩나물과 국에 밥이 말아져서 그위에 고춧가루와 김가루가 뿌려져 나왔다. 계란이 들어가 있는 전주콩나물국밥과 달리 소박하지만 맛은 단백하니 개운하다.
군산 일출옥의 진가는 소박하지만 자연 그대로의 맛을 살린 국물에 있다. 먹고 난후 부담스럽지 않고 속이 편한해지는 그 국물이야 말로 세월의 맛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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